나가사키 소개
나가사키현은 규슈 서쪽 끝에 자리하며, 한반도와 중국 해안 쪽으로 흩어진 여러 섬들의 군도로 이어집니다. 현청 소재지인 나가사키시는 일본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활발히 교류해 온 유서 깊은 도시이자, 1945년 8월 9일 히로시마에 이어 사흘 뒤 원자폭탄이 투하된 두 번째 도시라는 특별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경험은 오늘날까지 평화를 이야기하는 도시로서 나가사키의 정체성에 깊은 영향을 남겼습니다.
일본이 약 250년간 나라 문을 걸어 잠갔던 쇄국(사코쿠) 시대, 나가사키 항구에 만들어진 작은 부채꼴 인공섬 데지마는 일본이 외부 세계와 공식적으로 교역을 이어간 유일한 창구였습니다. 이 교역은 오직 네덜란드와 중국 상인들에게만 허용되었지요. 이런 독특한 지위 덕분에 나가사키는 일본에서 가장 국제적인 도시가 되었고, 서양의 과학과 의학, 사상이 처음 들어오는 관문이 되었으며, 중국과 네덜란드, 일본의 문화가 독특하게 뒤섞인 정체성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 흔적은 지금도 이 도시만의 독특한 건축과 음식, 축제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해안에서 15킬로미터 떨어진 탄광 시설이었던 하시마섬(군함도)은 한때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었습니다. 1959년 당시 6.3헥타르 남짓한 바위섬에 무려 5,259명이 살았지요. 1974년 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섬은 곧바로 버려졌고, 20세기 초에 지어진 콘크리트 아파트와 산업 시설들은 바람과 소금기 머금은 바닷바람에 서서히 풍화되며 놀라운 폐허의 풍경을 남겼습니다. 배를 타고 다가갈 때 보이는 섬의 삭막한 실루엣은 일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종말론적인 웅장함을 자아냅니다.
추천 명소: 글로버 정원 & 데지마
나가사키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공원 글로버 가든에는 메이지 시대에 외국 상인과 무역상들을 위해 지어진 서양식 저택 아홉 채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 정원의 이름은 1859년 나가사키에 온 스코틀랜드 출신 사업가 토머스 블레이크 글로버에서 따온 것으로, 그는 훗날 메이지 유신의 주역이 될 인물들이 서양식 교육을 받도록 몰래 유학을 도왔고 일본에 최초의 증기기관차를 들여오기도 했습니다. 계단식으로 조성된 언덕 위에서는 나가사키 항구와, 도시를 삼면에서 둘러싼 산들의 탁 트인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즐길 거리
- 세계에서 가장 극적인 폐허의 섬, 하시마(군함도) 둘러보기
- 원자폭탄 자료관과 감동적인 위령비가 있는 폭심지 공원 방문하기
-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글로버 가든의 메이지 시대 서양식 저택 둘러보기
- 나가사키 짬뽕과 카스텔라, 사라우동을 맛보세요
방문하기 좋은 계절
봄(3~4월)에는 나가사키 항구 위쪽 언덕에 벚꽃이 만개하는데, 계단식으로 펼쳐진 지형 덕분에 그 풍경이 한층 더 근사합니다. 가을(10~11월)에는 특별한 나가사키 쿤치 축제가 열려, 네덜란드풍 장식 수레가 스와 신사 앞에서 행진하며 독특한 문화 융합을 보여줍니다. 여름은 따뜻한 날씨 속에 항구 축제가 이어집니다. 음력설부터 2주간 열리는 겨울 등불 축제 때는 수천 개의 등불이 나가사키 차이나타운을 환하게 밝힙니다.
